1988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는 일이 있었죠. 바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과 현 SK그룹 회장인 최태원이 결혼한다는 소식이었는데요.
정치인의 딸과 그룹 총수가 결혼하는 것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정략결혼 아니냐’, ‘정경유착’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다른 연인들 못지 않게 뜨거운 사랑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렇게 영원할 것 같던 러브스토리도 ‘이혼 소송’이라는 최악의 결말로 끝나게 됐습니다.
위자료만 1조원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큰 관심을 모았는데요. 2017년부터 이어져온 소송이 6년 만인 2022년 12월 6일 끝을 맺습니다.
노태우 딸 노소영, 최태원과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
노소영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로, 서울대 공과대학에 진학했지만 아버지의 그늘로 인해 시카고대로 도피유학을 갔고, 그곳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이수 중이던 최태원 회장을 만나게 됩니다.
이처럼 두 사람은 처음엔 대기업 회장의 장남과, 차기 대통령이 유력한 딸로 만난 것이 아니라 대학교 전공 선후배 사이로 만남을 시작한 것이죠.
당시 노소영은 “보통 사람들에 비해 내가 져야했던 무게가 컸다. 미국에 살면서 자아가 생겼다. 무엇이든 ‘아닌척’하는게 내가 살아 가는 방책이였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유학 중에 만난 최태원 회장과 연애를 시작했는데 노 관장은 최 회장의 “검소하고 겸손한 모습에 반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노소영은 “남편이 소위 ‘재벌’이라는 것도 거리를 뒀고, 남편이 하는 일을 안타깝게 생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둘의 만남을 두고 ‘정략결혼’, ‘정경유착’ 등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도 했지만 당시 SK 회장이던 최종현이 “배우자 선택은 당사자 스스로 하는 것이지 자식들을 정략의 희생물로 삼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스비다.
결국 최태원-노소영 커플은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한지 불과 7개월이 지난 뒤 청와대 영빈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요. 만남의 시작이 어찌 되었든 SK그룹이 오늘날의 위치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사건이 된 것이죠.
SK그룹의 급성장
SK그룹은 노태우 대통령 재임 기간인 1988~1993년을 중심으로 몇 년간 급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특히 SK그룹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허가, 한국이동통신 인수 등의 과정은 ‘살아 있는 권력의 사위’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라는 말이 돌 정도였죠.
당시 SK는 선경텔레콤을 설립하면서 이동통신시장 진출을 선언했는데, 결혼 후 1년 만에 ‘제2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되었고 이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면서 현재의 ‘SK텔레콤’으로 키워내게 됩니다.
불행의 시작
부 사람의 영원할 것 같았던 부부관계는 최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2012년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두 사람은 이미 별거 상태에 들어간 지 오래며, 사실상 이혼 절차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죠.
실제로 2013년 1월 최 회장이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청구소송 소장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소장에서 최 회장은 “결혼 초부터 성장 배경의 차이, 성격과 문화 차이, 종교의 차이로 많은 갈등을 겪어왔다”고 토로했습니다.
뻔뻔한 이혼 요구
2015년 12월 29일 최태원 회장은 세계일보에 ‘공개 이혼촉구 서한’ 을 보냈습니다. 재계 서열 5위의 대기업 수장이 혼외 자식을 직접 키우고 싶다며, 불륜을 공개하고 배우자에게 공개적으로 이혼을 요구한 것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충격은 컸습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의 편지 내용에는 동거인의 존재와 일방적인 이혼 통보, 동거인과의 재혼 의지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있어 사람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내연녀의 정체.. 미국 시민권자
최태원 회장이 공개한 동거인은 ‘김희영’으로 197년 11월 생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미국 시민권자로 1992년 미국으로 이민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최태원과 김희영의 첫 만남은 2000년대 후반 친목 자리였다고 합니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 씨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뉴저지 출신 이혼녀인 김희영씨와 2010년 딸 시아양을 출산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 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한남동에서 밀회를 즐겼다”고 전했죠.
이렇듯 수차례 제기된 불화설과 불륜 발표에도 불구하고 노관장은 가정을 지키려고 했는데요. 이후 재결합의 가능성이 안 보였는지 “치욕적인 시간을 보내며 일말의 희망을 갖고 기다렸지만 이제 희망이 없다”며 이혼 의사를 밝혔고, 1조원 대의 재산 분할 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이렇게 길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의 ‘세기의 이혼 소송’이 2022년 12월 6일, 5년 만에 마무리 되는 가운데 상속재산(특유재산)에 대한 재산분할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향후 영향을 받게 될 재벌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