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에서 제작한 드라마 <카지노>가 인기리에 방영 중입니다. 최민식, 손석구, 이동휘 등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소식으로 제작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총출동했다는 소식 외에, 더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바로 드라마 <카지노>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는 점입니다.
특히 <카지노>에 등장하는 ‘김경영’이라는 캐릭터가 ‘마약, 다단계, 살인’범죄를 일으킨 실제인물 ‘박왕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낳고 있는데요.
‘박왕열’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낱낱이 파헤쳐보겠습니다.
유통회사 대표에서 불법 카지노 운영자로
1978년 출생인 박왕열은 원래 국내에서 수산물 유통회사를 운영하던 대표였습니다.
사업 운영 당시 생참치를 여러 회사에 납품하는 일을 했었는데요. 어떤 연유로 갑자기 사업을 접게 된 후, 사업을 운영할 때 얻었던 노하우 등을 토대로 필리핀에 가서 새로운 사업을 벌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사업은 바로 고액이 오가는 불법도박 사업으로, 이른바 ‘정킷방’이라 불리는 불법 사업이었습니다. ‘정킷방’은 카지노 안에서도 돈이 많은 VIP만 출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시점에 일명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이라고 하는 범죄를 저지르게 됩니다.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전말
필리핀에서 불법 카지노를 운영하던 박왕열은 한국인 3명과 만나게 됩니다.
이들 한국인 3명은 일반 관광객이 아닌 범죄자들이었는데요. 박왕열은 한국에서 150억원에 달하는 사기 범죄를 저지른 후 도망친 한국인 3명에게 숙소를 알아봐 주는 등 도움을 줬습니다.
그러던 중 한국인 3명은 박왕열이 운영하던 불법 카지노에 큰 돈을 투자하게 됩니다.
하지만 박왕열은 한국인 3명에게 약속했던 투자금과 수익금을 돌려주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서로 간의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하는데요.
그러다가 박왕열은 결국 2016년 한국인 3명을 사탕수수밭에서 살해합니다. 사건 이후 필리핀 경찰에 잡혔던 박왕열은 외국인 수감소에서 도주에 성공합니다.
그런데 도주 성공 3개월 뒤, 또다시 경찰에 붙잡히는데요.
이때 박왕열의 여자친구가 필리핀 경찰에게 함께 식사하자고 권유하고, 이에 응한 경찰들과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박왕열은 혼자 화장실을 간다고 하고 자리를 비운 뒤, 화장실 환풍구를 통해 또다시 도주하는데요.
당시 박왕열이 필리핀 경찰에게 돈을 줬고 덕분에 필리핀 경찰의 추적없이 쉽게 도망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살인자에서 마약왕 ‘전세계’로
2020년 <그것이 알고 싶다> 는 ‘텔레그램 마약왕-전세계는 누구인가?’편을 방영했습니다.
텔레그램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게 되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마약 유통의 배후를 추적했는데요.
그 배후에는 놀랍게도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을 저지른 박왕열이 있었습니다.
살인죄로 수감됐다가 도주한 박왕열은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하나이자 국내 마약 공급의 최상선이 되어 있었으며 마약방에서 ‘전세계’로 불리우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마약왕이 될 수 있었을까요?
짧게 나마 수감생활을 하던 박왕열은 감옥에서 마약업자를 만났고 경찰을 피해 도망친 뒤 마약 유통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상대방과 비밀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는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구매를 원하는 사람과 연결됐고, 마약은 일명 ‘던지기’수법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탓에 10대 청소년들까지 손쉽게 마약에 노출됐는데요, 박왕열이 국내에 유통한 필로폰은 한달에 최대 60kg, 약 3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약왕에서 감옥VIP로
상황이 심각해지자 박왕열을 잡기 위해 현지 경찰과 인터폴, 필리핀 경찰의 공조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박왕열을 잡기는 쉽지 않았는데요. 다수의 마약 조직원들이 검거됐는데도 불구하고 박왕열의 소재를 안다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현지인의 제보를 통해 2020년 10월 28일 마약왕 박왕열이 필리핀에서 검거되었고 징역 6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이미 2번의 탈옥 전적이 있기 때문에 일반 경찰이 아닌 경찰 특수부서에 구금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국내 송환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해당 국가에 협조를 부탁해 국내로 송환한 후 법적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왕열은 마약왕이 되기 전 살인사건을 저질렀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에 송환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필리핀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필리핀은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으면 형사재판이 열리지 않을뿐더러 피해자가 계속 독촉하지 않으면 재판이 한없이 길어진다고 합니다.
또 피해자가 재판할 때 출석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피해자 3명은 이미 사망해 재판에 출석할 수 없고, 남아있는 유족의 경우도 계속 필리핀에 남아 재판을 챙길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필리핀의 경우 돈만 있으면 감옥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박왕열은 감옥에서 거물급 VIP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달에 마약을 300억 원 정도 유통했다고 하니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고, 60년동안 감옥에서 VIP로 생활하는 것도 가능해 보입니다.
시급한 국내 송환 절차
국내에서는 사회적인 해악이 크다는 점에서 마약범죄를 매우 무겁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3명을 살해하고, 대대적인 마약유통으로 관련 범죄를 저지른 박왕열에게 무거운 처벌이 필요해 보입니다.
실제로 경찰 관계자는 사탕수수밭 사건의 유족이 검찰에 박왕열을 고소했고, 궐석(피고인 불출석) 상태에서 기소할 수 있으며, 필리핀 당국이 박왕열의 탈주를 두 번이나 허용했기 때문에 국내 송환에 대한 명분이 생겼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최근 마약이 연령・계층・성별・지역을 불문하고 확산됐다”며 “다시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마약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마약 유통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