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안타까운 젊은 배우가 우리 곁을 떠났는데요.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당시 억측이 분분했던 가운데, 그가 남긴 마지막 한 마디가 다시 한 번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동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현장에 같이 있던 남자친구 K씨가 용의자로 몰려
17년 전인 2007년 2월 10일, 고 정다빈이 남자친구 집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됩니다.
당시 정다빈의 남자친구는 신인 배우로 활동 중이던 5세 연하의 K씨 였는데요.
당시 경찰은 단순 극단적 선택으로 판단했고 이에 대한 이유를 몸에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남자친구의 증언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K씨는 2006년 가수 간종욱 ‘약한 남자’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뒤 1년 간 고 정다빈과 교제 중이었는데요.
당시 이 남자친구를 알던 홍석천은 2017년 채널 A ‘풍문으로 들었쇼’에 출연해 남자친구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는 “연기자라는 꿈을 위해 굉장히 노력한 친구다”라며 “그러다 두 사람은 같은 회사 소속이 됐다. 가끔 내가 운영하던 가게로 밥을 먹으러 왔다. 그러던 어느날 나에게 정다빈씨와 만난다고 했다. 굉장히 예쁜 커플이라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한 패널은 고 정다빈씨의 마지막 날에 대해 말했는데요. 그는 “정다빈이 사망 전, 마지막 술자리를 했는데 흥겨운 모습이었다. 남자친구와 함께 귀가했는데 남자친구는 ‘아침에 일어나 찾았더니 목을 매 숨졌다’고 증언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보니까 남자친구가 정다빈을 안고 내려와 인공호흡을 하고 있더라’라고 했다”고 밝혔는데요.
고 정다빈이 사망한 이후 경찰은 극단적 선택으로 결론을 냈지만, 가족들과 소속사는 이에 대해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재수사를 요청하게 됩니다.
그들에 따르면 고인인 정다빈이 유서를 남기지 않았고, 사망 6개월 전 이미 드라마 ‘큐브’, ‘랠리(가제)’등 촬영 스케쥴을 잡아놨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심지어 사망 2틀 후에는 피부과 진료도 예약돼 있었고 친한 지인인 정선희와 동남아 여행 계획도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당시 남자친구는 정다빈이 사망 당일 청담동에서 술을 마신 뒤 ‘술에 취해 못 일어나겠다. 데리러 와 달라’고 전화했다고 진술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주변 지인들에 따르면 그 날 정다빈은 취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 소속사와 유가족의 요청대로 고인에 대한 부검을 진행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경찰은 다시 한번 극단적 선택으로 결론 지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강일홍 기자는 “경찰이 극단적 선택으로 결정 지은 이유는 타살 흔적이 없다는 것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목을 졸랐을 경우 피멍과 눈꺼풀 뒤에 혈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라며 “또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경우 하혈 증상이 있다. 이런 것을 종합해보면 극단적 선택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는게 맞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국과수 부검에서도 정다빈의 사인은 전형적인 극단적 선택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로인해 이 당시 남자친구인 K씨는 정식적인 충격이 컸다고 합니다. 여자친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본 것도 모자라 타살 의혹까지 받자 K씨는 3개월 동안 집 밖을 나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악플과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려..
이후 밝혀진 것에 따르면 정다빈의 극단적 선택을 한 동기에 대해 두가지를 지적했습니다.
먼저 당시 정다빈씨는 MBC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로 스타 반열에 올랐는데요.
이후 2004년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를 준비하는 동안 코 성형 의혹을 받고 악플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에 정다빈은 “살이 많이 빠진 것일 뿐이다. 성형 수술은 하지 않았다”고 직접 밝혔지만 악플들은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네티즌 악플의 주된 내용은 “성형 수술 때문에 정다빈 특유의 개성이 사라졌다”, “성형수술을 했으면 했다고 밝혀라”등 이었는데요.
이러한 악플 뿐만 아니라 이러한 히트작 이후 공백 기간이 길어지자 스트레스와 고통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정다빈의 지인에 따르면 “정다빈씨가 2년간 공백기가 생겼다. 이 때문에 남동생과 어머니에게 미안해했다”고 밝혔는데요.
당시 정씨 가정의 실질적 가장이 정다빈이었기 때문에 그 압박감이 심했다고 합니다.
마지막 싸이월드 글에서 심경 내비쳐..
이러한 모습들은 당시 정다빈의 싸이월드 글들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정다빈이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글들을 보면 그의 심경을 알 수 있었습니다.
10일 오전 극단적 선택을 한 정다빈은 2월 9일 오전 5시 4분에 마지막 글을 싸이월드에 남겼는데요.
‘마침’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복잡해서 죽을 것 같았다. 이유없이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라고 서두를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심적 고달픔을 밝힌 그는 “갑자기 평안해졌다. 주님이 오셨다.. 주저 앉으려 했던 나를 가만히 일으켜주신다”고 밝혔는데요.
이보다 앞선 2월 9일 오전 4시 40분에는 ‘은혜’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는 “아마 주님께서 오늘 지독한 외로움에 괴로워하는 저의 신음소리를 들으신 거겠죠.. 주님의 크시고 놀라운 사랑 이렇게 주시는 군요… 주님이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저를 안아주십니다…행복해요. 오늘 저는 주님의 품을 느꼈으니까요..”라는 의미심장한 심경 글을 전했습니다.
하늘나라에선 외로움이 없길..
이러한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서 였을까요. 정다빈의 어머니 뜻에 따라 그가 사망한 후 4년 뒤인 2011년 그는 영혼결혼식을 올리게 됩니다.
영혼결혼식이란 결혼을 못하고 죽은 이를 위해 사후에 올려주는 결혼식인데요.
한 예능 프로그램에 따르면 정다빈의 결혼 상대는 정다빈보다 5살 연상인 경영학도라고 전해졌습니다.
그의 17주기를 접한 많은 네티즌들은 “하늘나라에서 외로움없이 평온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고 정다빈씨 엄청 팬이었는데, 당시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악플은 그때나 지금이나 사회 악이다”, “그 당시에는 악플 처벌도 힘들었을텐데, 마음 여린 사람은 진짜 힘들었겠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와 같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